1년 반의 여정, 콘텐츠로 커뮤니티 운영한 단계별 방법
한번 이런 상상을 해 볼게요.
내가 만든 콘텐츠가 100만 조회 수가 나왔다면
여러분은 그 트래픽을 어떻게 활용하실 건가요?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벼운 형태로 잠재 고객을 모은다면
아마 대부분 ‘커뮤니티’의 형태를 띠게 될 거예요.
TMI 뉴스레터처럼 간접적일 수도 있고
혹은 오픈 채팅방처럼 직접적 커뮤니티가 될 수도 있죠.
저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아무 기반 없이 콘텐츠 만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1년 반 정도 운영했는데요.
지난주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커뮤니티를 종료했습니다.
팀의 방향성이 바뀐 후 계속 고민하다
결국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든요.
하지만 커뮤니티를 만든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값진 과정이었고
그때 만난 소중한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TMI 구독자 분 중에서도 콘텐츠로 트래픽을 모아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계신 분이 꽤 계실 것 같은데요.
지금 그 경험을 하고 계시거나
혹은 앞으로 하게 되실 분을 위해
제 경험을 공유해보려 해요.
그럼 오늘의 탐구 바로 시작해 볼게요!

Q. 어떤 커뮤니티를 운영했나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운영한 커뮤니티를 간단히 소개해 볼게요. 저는 ‘래치드’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운영했는데요. 래치드는 커뮤니티 운영자가 모여 각자의 고민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였어요.
주로 2가지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했는데요. 첫번째는 오픈 채팅방, 주로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질답이나 트렌드, 정보를 빠르게 나누는 공간이었고요. 두 번째는 래치드 커뮤니티(웹사이트), 이 곳은 커뮤니티 내에서 발생하거나 공유하고자 하는 인사이트 콘텐츠를 아카이브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총 800분 정도가 있으셨죠.
Q. 시작할 때는 커뮤니티의 ‘커’ 자도 몰랐다고
처음엔 완전 0의 상태였어요. 경험도 이해도도 없었거든요. 커뮤니티를 운영해 본적도, 심지어는 활동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인지도는 당연히 아예 없었고요. 이때 제 손에 주어진 강력한 무기는 바로 ‘콘텐츠’였습니다. 타깃에 도움 되는 콘텐츠를 최대한 ‘널리 퍼지게’ 만들어 우리를 알리고, 지속해서 발행하며 신뢰를 쌓고, 유입 장치에 자주 노출시켜 커뮤니티로 들어오게 하려는 전략을 세웠죠.
Q. 진짜 콘텐츠만으로 커뮤니티 만들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 했는 걸요! 콘텐츠는 커뮤니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도구예요. 커뮤니티의 본질은 결국 ‘비슷한 관심사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요. 이 관심사나 목적이 보통은 정보 교환으로 연결되고, 매개체 역할을 콘텐츠가 하는 거죠.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과정은 총 3단계로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커뮤니티의 타깃을 정한 후 그를 대상으로 콘텐츠 주제/채널 핏을 맞추는 것. 그다음 발생한 트래픽을 커뮤니티로 유입시키는 것. 마지막은 그렇게 모셔 온 멤버와 커뮤니티를 잘 성장 시키는 것. 그럼 각 단계별로 좀 더 자세히 경험을 나눠 볼게요.

0단계: 첫 만남은 어려워! 콘텐츠 & 채널 fit 찾기

타깃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 주제 핏' 찾기
아무도 나를 모르는 상황. 콘텐츠를 만들어 커뮤니티까지 유입시키려면 일단 최대한 많은 사람의 눈에 띄어야겠죠. 바이럴을 최우선 목적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타깃이 정말 궁금해할 만한, 혹은 불편을 겪고 있는 키워드와 유용한 정보를 조합해 여러 주제를 뽑아 보는 거죠.
제 경우에는 스타트업 커뮤니티 운영자가 초기 타깃이었는데, 주제 중 커뮤니티 기반 성공한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활용법을 도출한 글이 가장 반응이 튀었어요. 콘텐츠 핏을 찾았다 싶어 해당 주제로 집중했더니 트래픽을 빠르게 모을 수 있었죠.
꾸준한 실험으로 '콘텐츠 채널 핏 '찾기
콘텐츠만큼 중요한 건 바로 타깃이 있는 곳을 찾아 내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거예요. 엄청난 맛집의 비밀 레시피라 하더라도 자전거 동호회에 보여주면 시큰둥할 테니까요. 이 단계는 무조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내 타깃이 가장 많을 법한 채널을 탐색해 리스트업 하는 거죠. 당시 저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나 혹은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타깃이 많았던 EO와 디스콰이엇을 집중 공략했어요. (도움을 많이 받은 감사한 플랫폼!)
콘텐츠 내 틈틈이 유입 장치 심어 놓기
앞에서 콘텐츠 목적 1순위가 바이럴이라고는 했지만, 모은 트래픽을 놓칠 수는 없잖아요! 콘텐츠를 읽은 분들이 자연스레 커뮤니티로 유입될 수 있도록 장치를 글 내 틈틈이 배치했어요. 총 3가지 버전으로 활용했는데 1. 인트로 소개 2. 연관 콘텐츠 링크 3. 대놓고 유입 버튼 입니다.
인트로 소개는 글 가장 초반에 커뮤니티에 대한 소개를 하며 링크를 거는 방법이고요. 연관 콘텐츠 링크는 추가로 보면 좋을 정보를 미리 커뮤니티에 올려놓은 후, 콘텐츠 내 관련 정보에 '더 보기'처럼 링크를 다는 거예요. 더 궁금하면 커뮤니티로 와서 보게 만드는 거죠. 마지막 대놓고 유입 버튼은 더 유용한 정보를 얻고 싶으면 커뮤니티에 입장하라고 대놓고 홍보하는 거예요. 보통은 가장 마지막에 배치를 했어요.
1단계: 썸 타볼래요? 양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

입장하는 한분 한분 소중히 대하기
이제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조금씩 입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한분 한분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요. 아마 이 시점이 되면 이런 고민이 드실 거예요. ‘빠르게 일단 사람을 늘리는 데 집중할까? 아니면 조금씩 모으더라도 탄탄히 구축하는 게 나을까?’ 저는 후자에 집중했습니다. 입장하는 모든 분께 직접 인사하고, 질문이 올라오면 최대한 경험을 나눴어요. 또 연관 자료를 찾아 유용한 답변을 하기 위해 노력했죠. 아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그 이유는 3가지입니다. 첫째, 커뮤니티는 초반에 각자 특유의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이때 더 클린한 문화를 만들 수 있고요. 둘째, 끈끈하게 이어진 소수의 인원은 커뮤니티 성장 내내 활성 멤버가 되어 함께 커뮤니티를 이끌어 주는 고마운 존재가 됩니다. 셋째, 자발적 팬이 되어 또 다른 신규 멤버를 유입시키는 역할도 해 주기 때문이에요.
계속 머물러야 할 이유 제공하기
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나가지 않고 계속 커뮤니티에 있어야 할 이유를 제공해야 해요. 물론 커뮤니티가 커져서 자생하는 단계가 되면 내부에서 활발히 주고받는 대화나 정보가 충분한 가치를 주지만, 초반에는 그런 게 부족하잖아요. 때문에 운영 측에서 직접 사람들이 머물 이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일일 콘텐츠 큐레이션’을 제공했어요. 매일 매일 커뮤니티 운영에 도움 되는 트렌드, 팁 등의 콘텐츠를 요약 및 추천 했습니다. "풍부한 인사이트를 드릴 테니 커뮤니티에서 나가지 마세요🥹"하는 일종의 뇌물(?) 이었죠.
2단계: 소울 메이트 찾기. 공급자 공략 및 UGC 활용

소비 멤버와 공급 멤버 명확히 구분하기
커뮤니티 규모가 점점 커지면 멤버의 유형이 2가지로 나뉘어요. 바로 소비 멤버와 공급 멤버. 소비 멤버는 주로 조용히 커뮤니티에 머무르면서 눈팅을 하거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유형이고요. 공급 멤버는 직접 콘텐츠를 올리거나 답변을 해주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유형입니다.
공급 멤버가 늘어나면 커뮤니티의 터닝 포인트가 생겨요. 바로 자체적인 콘텐츠, 즉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이전까지는 운영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한 콘텐츠가 연료가 되어 커뮤니티를 돌아가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자체적으로 커뮤니티가 돌아갈 땔감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만큼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올라갔다는 의미니 중요한 신호라고 할 수 있어요.
공급자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힘 실어주기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공급 멤버를 더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분들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유, 원하는 바를 파악해 제공하면 가장 좋아요. 보통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 영향력 발휘,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등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평소 활발히 활동하고 다양한 운영 경험이 있는. 그리고 이를 글로 잘 풀어내 주실 5분을 앰버서더로 섭외했어요. 주 1~2회 커뮤니티 운영에 도움 되는 글을 적어 올리는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운영진이 글을 썼을 때보다 더 높은 조회 및 가입자 수를 달성할 수 있었는데요. 커뮤니티 운영 선배의 경험담을 같은 멤버의 입장에서 말해 주는 게 확실히 더 큰 공감과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요.
생성된 UGC 최대한 많이 활용하기
물론 이 정도도 충분히 좋은 성과지만, 사실 저는 아쉬웠습니다. 한 번의 공유로 끝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인사이트 넘치는 앰버서더 분들의 콘텐츠를 더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질리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많이 언급할 수 있도록 2차 콘텐츠로 열심히 활용 했습니다.
제가 제작한 콘텐츠 하단에 추천 아티클로 큐레이션 하기도 하고요. 혹은 앰버서더 콘텐츠와 관련된 다른 이슈/글을 엮어 토론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 생각과 경험을 덧붙여 시리즈 콘텐츠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죠. 이렇게 하면 앰버서더 분들의 콘텐츠를 ‘영끌’ 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이렇게 콘텐츠 만들면 샤라웃 해드려요’를 어필할 수 있어 UGC 생성 허들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3단계: 우리는 하나! 소속감 증진 및 커뮤니티 활성화

멤버와 친해지기 위해 접점 늘리기
온라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 잠잠하고 활성화가 어렵다면 오히려 오프라인 만남이 킥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실제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요. 소수의 공급 멤버가 있긴 했지만 아직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금 소극적일 때 첫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어 봤어요.
결과는 너무 좋았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급속도로 친밀해진 멤버끼리 온라인으로 돌아와 교류하며 전체 분위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거죠. 이에 ‘자판기 커피챗’이라는 걸 만들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 저희 팀원 중 한 명을 골라 주기적으로 커피챗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요. 또 10회 정도의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열면서 멤버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커뮤니티 내 의견 적극 반영하기
이렇게 커뮤니티 내 접점을 늘려가다 보면 종종 이벤트 등을 어떻게 기획하는지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커뮤니티 안에서 찾는 거예요. 평소 커뮤니티 내에 올라오는 질문이나, 관심 가지는 주제, 고민 등을 적어놨다가 다음 콘텐츠나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거죠.
멤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면 좋은 점은 먼저 가벼운 수준의 수요 검증이 완료된다는 점. 그리고 멤버들이 자신의 의견이 커뮤니티 내 활동에 바로 반영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존중감과 참여감이에요. 이렇게 커뮤니티 내 발생한 주제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이벤트를 열면 반응을 높이거나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0단계: 콘텐츠&채널 fit 찾기
- 타깃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 주제 핏' 찾기
- 꾸준한 실험으로 '콘텐츠 채널 핏 '찾기
- 콘텐츠 내 틈틈이 유입 장치 심어 놓기
1단계: 양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
- 입장하는 한분 한분 소중히 대하기
- 계속 머물러야 할 이유 제공하기
2단계: 공급자 공략 및 UGC 활용
- 소비 멤버와 공급 멤버 명확히 구분하기
- 공급자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힘 실어주기
- 생성된 UGC 최대한 많이 활용하기
3단계: 소속감 증진 및 커뮤니티 활성화
- 멤버와 친해지기 위해 접점 늘리기
- 커뮤니티 내 의견 적극 반영하기

오늘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했던 제 경험을 나눠 봤는데요. 어떠셨나요? 비록 저는 커뮤니티를 종료하게 되었지만, 제 경험이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쁠 것 같아요. 콘텐츠가 계속 발전하면 어떤 형태로든 결국 커뮤니티로 진화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필수적인 역할을 할 거라 확신하고요. 아무런 기반 없는 저도 했기에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 그러니 고민 중이시라면 꼭 한번 도전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럼 오늘 레터는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티엠바이!
